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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美 출장 마쳐…테슬라·AMD 회동

박지혜 기자
2025-12-16 07: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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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美 출장 마쳐…테슬라·AMD 회동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15일 귀국하며 “열심히 일하고 왔다”고 밝혔다. 이번 출장 기간 중 테슬라, AMD 등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강화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9시 40분께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출장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리사 수 AMD CEO 등 주요 반도체·AI 기업 수장들과 만났다.

삼성전자와 테슬라는 이번 회동에서 차세대 AI 칩 협력, 반도체 공급 안정화, 미국 내 생산 인프라 활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지난 7월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텍사스주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를 생산하기로 했다. AI6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과 로봇·AI 모델 운용에 핵심적인 고성능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슬라의 AI4 칩을 생산 중이며, 최근 대만 TSMC가 맡기로 했던 AI5 물량 일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최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삼성이 테슬라의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돕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며 “내가 직접 생산 라인을 둘러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대형 계약 성사 과정에서 이 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과 머스크 CEO는 2023년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 연구소에서 처음 만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고, 이후 단계적으로 협력이 구체화되며 올해 대규모 파운드리 계약으로 이어졌다.

AMD와의 협력 확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AMD에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차세대 AMD 중앙처리장치(CPU)를 삼성전자의 2나노 2세대 파운드리 공정으로 생산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 공급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분야까지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경쟁력 강화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TSMC가 압도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첨단 공정 단가를 인상하고 생산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가격 정책과 개선된 수율을 앞세운 삼성 파운드리에 대한 빅테크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공급망 다변화 요구가 확대되는 글로벌 AI 시장 환경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는 이번 미국 출장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반등과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 내 입지 강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